지난 한달 뭐해쳐먹고 놀았는지 알려주겠어. 난 너무 멋진 여자니깐 너희는 이런게 궁금할거야.
1. 나성요양원 방문
미국 나성에 위치한 요양원은 참말로 좋은 곳입니다. 날씨도 좋고 사람도 좋고 풍경도 좋습니다. 심신이 지쳐 너덜너덜해졌을 때 방문하곤 합니다. 종일 한군 옆에서 징징거리고 괴롭히다가 밥을 주면 입을 다물고 동네 마실을 가거나 금성을 볼 수 있는 천문대를 가거나 합니다. 나성은 참말로 천천히 가는 곳입니다. 동네 수퍼 걸어가거나 다방 한번 댕기오는데도 20분이 소요되지만, 괜찮아 막 관광객한테 똥 맞고 뺨 맞는 뉴욕보다 백만배쯤 괜찮아.
2. 동생 방문
내가 사랑하는 동생님하가 행차하시어 저를 몹시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나보다 4년내지 5년 어린데도 불구하고 체력이 거의 에베레스트 정상의 산소량 만치 희박하여 맨날 징징. 뉴욕 관광의 핵심은 토할때까지 걷는거거든? 11월에 방문하실 분, 체력 키우고 와. 암튼 이 아이 보좌하느라 대충 뉴욕 관광의 핵심은 익혔음. 심지어 보스톤도 다녀옴. 가이드 해줄 수 있음. 암튼, 눙물을 삼키며 메요니를 보내주고 쓸쓸함에 젖을 것 같았지만 그럴새도 없이 개 투더 강.
3. 헬게이트 열림
개강했어. 오늘로 3주째 시작. 현실을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 새가 없다 ㅋㅋㅋㅋ 한글로 읽어도 다 못읽을 양을 숙제랍시고 던져주고 맨날 토론하쟤. 아주 그냥 입만 살았어들. 대학때 다섯 과목 들으면 한학기 탱자탱자 다니는 것였는데, 다섯과목 들으면서 아주 피똥 사는 중. 심지어 아직 두과목은 시작도 안했어.
4. 우리집 건널목 경찰아저씨의 사랑고백
우리집 근처에는 강변북로같은 크다란 길이 있고, 이유는 모르지만 24시간 항시 경찰이 있어. 나는 매일 거의 일정한 시간대에 그 길을 건너서 집에 돌아오는데 그제 거기서 뺑이치던 경찰의 사랑 고백을 받았네. 매일 다니는 곳이니까 자주 마주쳤고, 언제 한번은 내가 뭘 물어보기도 했고 가끔 둘이 인사를 하기도 했어. 그런데 그제 급집적거림! 나는 다음주부터 근무지가 바뀌어서 못보게 될거야. 너랑 나누는 이야기들이 즐거웠어. 내일 같이 저녁 먹을래?
알아, 나도 내가 괜찮은 여자라는거. 짜식.
"미안하지만 나 남자 친구 있어. 그동안 대화 즐거웠어. 행운을 빌게" 라고 간단히 말하고 집으로 뛰어왔어. 나는 쉬가 너무 마려웠으니까. 대화를 단절하려면 저렇게 말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잖아!
5. 얘두라
(이영자 목소리) 언니 여차하면 집에 돌아갈겨. 그니께니 후딱들 와서 놀다가. 우리 인생에 언제 뉴욕에서 만나 놀겄니. 아니 그려?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랑 이것저것은 차후에 올리게쎠. 스릉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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